홈페이지 제작 맡기려고 하면 너무 업체가 많아서 고르기 어렵지 않으셨나요? 많은 사람들이 처음 찾게 되는 대표 사이트, 바로 프리랜서 서비스 중개 플랫폼인 크몽에서 “홈페이지 제작”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하면, 2,414개나 되는 서비스가 판매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크몽 뿐만이 아니죠. 네이버에 검색해도 최소 수 백개의 업체가 검색이 되고, 숨고, 위시켓, 프리모아 같은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업체들 중 몇 곳을 만나서 홈페이지 제작 비용을 물어보면, 대부분 가격이 천차만별로 다를 것입니다. 어떤 곳은 30만원이면 된다는데, 어떤 곳은 1,000만원을 넘게 부르는 곳도 있다. 도대체 홈페이지 제작 비용은 얼마나 맞는 걸까? 홈페이지 제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이야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홈페이지 제작 비용은 명확하게 정해진 것이 없습니다
홈페이지 제작 비용은 과자나 라면을 사는 것처럼 정가라는 것이 없습니다. 동일한 홈페이지 제작을 맡겨도 제작하는 곳마다 제작하는 방법이나 투입되는 인력이 다르고, 기획, 디자인, 제작의 수준(노하우)도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기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나, 유지·보수의 범위 등의 변수를 적용하면 겉으로 보기에는 같은 홈페이지 같지만, 실제로는 참 다른 것이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입니다.
저도 과거에 온라인 한국어 교육 사업을 하기 위해서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의뢰했던 홈페이지는 지금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1:1 스카이프 영어회화” 사이트였습니다. 개발자가 아니었던 제가 생각하기에 이 홈페이지에는 2가지 기능만 있으면 될 것 같았습니다.
- 회원가입, 로그인/로그아웃, 회원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기능
- 한국어 강사들의 비어있는 시간을 예약하고 결제할 수 있는 기능
홈페이지를 만들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연히 “쓰는 사람의 입장”에서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입하고, 로그인하고, 강사와 강의 시간 선택하고 결제하면 되는게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사실 실제로는 이 정도도 생각 못했고, 그 당시 비슷한 사이트를 알려주고 나서 이렇게 만들었으며 좋겠다고만 이야기했다. 사실상 웹 기획이 없었던 셈입니다.
그래도 홈페이지 제작 업체랑 이야기를 하려면 뭐라도 준비해야 해서 내가 만들고 싶은 홈페이지를 PPT를 가지고 열심히 그렸습니다. 나름 몇 일을 고민해서 그린 다음에 10곳의 업체에 상담을 요청했지만, 실제로 3곳만 미팅이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7곳은 대답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그 중 첫 번째 업체는 약 30분간의 미팅 후 견적서를 보내왔는데 총 2,500만원이 나왔습니다. 두 번째 업체는 우리의 이야기를 듣더니 700만원의 견적서를 보내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업체는 1,100만원의 견적을 보냈습니다. 당연히 우리는 가장 저렴한 700만원을 부른 업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2,500만원과 1,100만원을 부른 업체는 기본적으로 개발자가 투입되어 웹 사이트를 제작했습니다. 하지만, 700만원을 부른 업체는 “워드프레스”라는 것으로 홈페이지를 만든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워드프레스가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일단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가격은 가장 저렴했지만, 문제는 우리가 원하는 기능과 디자인을 구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여러번 미팅을 하고 접점을 찾아보고자 했지만, 결국은 제작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그 다음으로 1,100만원을 부른 업체와 미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앞서서 수 차례 미팅을 하고 엎어진 터라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일단 계약을 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나중에 와서 보니 기존에 쓰던 코드들이 많이 뒤섞여 개발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2개월의 프로젝트 기간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4개월이 걸렸고, 그 과정에서 추가 비용을 요구하여 200만원을 더 내야 했습니다. 개발사에서 요청한 내용을 느리게 피드백 하거나 달라는 것을 늦게 준 적이 없었지만, 개발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비용이 더 청구되었습니다.
합리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렇게 동일한 홈페이지를 제작하려고 해도 초기 견적도 모두 다르고, 실제 제작에 들어가서도 추가 비용을 요구하는 경우, 총 비용이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홈페이지 제작 견적을 잘 뽑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홈페이지 제작 견적에 차이를 최대한 좁히기 위해서는 “웹 기획”이 명확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홈페이지를 만들고 싶은지 구체적인 기획이 있어야 여러 업체에 문의를 해도 비슷한 견적을 받을 확률이 높아집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웹 기획을 명확히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 당시 저를 포함해, 대부분 홈페이지 제작을 맡기는 분들은 무엇을 만들어야 할지 명확한 경우가 드뭅니다. 그래도 비슷한 홈페이지를 여러 개 알려주시면서 대략적으로 원하는 화면을 그려주기라도 하면 제작하기가 용이합니다. 그런데, 사업 내용도 구체적이지 않아서 무엇을 해야할 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 홈페이지 제작사가 사업을 만들어 드리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기에 아주 평범한 홈페이지가 나오거나, 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이렇게 불명확한 경우 가장 큰 문제는 결국 제작이 이루어지면서 눈으로 보이게 되었을 때 내가 원하는 것이 하나씩 생긴다는 점입니다.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 버퍼를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하지만, 과도한 요구를 하는 경우 비용을 추가로 청구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클라이언트가 불만을 갖거나 답답해 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이는 분쟁의 소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한다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인 그림을 그리고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더 좋은 퀄리티의 홈페이지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같은 홈페이지도 제작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똑같은 홈페이지처럼 보여도, 여러 업체에 맡겼다면 제작하는 과정도, 결과물도 모두 다르게 나옵니다.
웹 기획 과정에서부터 차이가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곳은 클라이언트가 준 내용을 그대로 하기도 하고, 어떤 곳은 기획자가 붙어서 다른 기획안을 만들기도 합니다. 디자인 또한, 어떤 곳은 클라이언트가 준 예시를 토대로 비슷하게만 흉내내고, 어떤 곳은 직접 디자이너가 붙어서 브랜딩, 색상 등을 고려하여 제작하기도 한다. 이런 과정의 차이가 바로 비용의 차이를 불러온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개발 부분은 사실 더 심하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디자인은 보이는 부분이라서 클라이언트가 판단할 수 있지만, 개발 분야는 신경쓰기가 어렵다. 기능, 보안, 안정성, 속도, SEO 등 신경써야 할 요소가 많은데,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외주 개발사는 찾기가 어렵다. 여기에 사업 운영에 필요한 부문, 예를 들어 페이스북 픽셀 설치, 구글 애널리틱스 설치, 구글 애즈 설정 등 광고 및 웹 데이터 분석 기능을 미리 알려주고 제작에 같이 포함되는 경우는 드물다.
이런 과정을 이해한다면, 어느 정도의 가격이 적정한지 대략적으로 감은 잡을 수 있다. 개발을 3일을 해야 하는데 20만원으로 가능하다면? 아마 하루 2~3시간 투입해서 해도 그리 남는 비용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서비스를 받기는 어렵다. 이렇게 인건비의 개념으로 반대로 생각해본다면, 적정한 금액의 수준을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홈페이지 제작, 적정 비용 견적을 받는 3가지 방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동시에 비용도 적정하게 받기 위해서 아래 3가지 방법을 추천합니다.
첫째,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그려주세요
내가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원하는 홈페이지가 무엇인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명확하게 그려야 합니다. 글로도 쓰고 그림으로도 그립니다. 사업에 대한 설명도 추가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문구나 디자인도 구체화가 될 수 있습니다. 서비스 이름과 브랜드 컬러 정도는 미리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처음 사업을 하면서 홈페이지 제작을 맡긴다면 기획 부분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고, 앞으로도 피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반드시 해야만 합니다.
이 부분이 명확하면 명확할 수록 내가 원하는 대로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야 제작사도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확실하게 이야기할 수 있고, 다툼(?)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분명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 작업은 필수로 해야 합니다.
둘째, 홈페이지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은 공부하세요
내가 직접 홈페이지 제작이 어렵더라도, 최소한의 지식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코딩 없이 웹 사이트를 개발할 수 있는 도구들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아임웹과 워드프레스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개발자가 들어가는 프로젝트는 무엇이 다른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지에 따라서 내가 실제로 운영할 때는 무엇이 다른지, 어떻게 유지보수 할 수 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작이 완료되어도 홈페이지를 활용할 수 없어 그대로 방치되다가 사라지는 경우도 흔치 않게 발생합니다. 또한, 제작 비용 이외에 운영에 필요한 비용도 있으며, 만약에 홈페이지 수정을 맡길 경우 그에 대한 비용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인지하고 제작 업체와 이야기하는 것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차이가 크게 날 수 있습니다.
셋째, 최소한 5군데 이상 업체에 견적을 받아보자.
내가 만들고자 하는 홈페이지를 구체화 했다면 최소 5군데 이상 업체와 미팅 해보세요. 여러 업체와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고, 업체가 전문 지식이 있는지, 커뮤니케이션은 잘 되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물론, 100%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여러 곳을 만나보면서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내가 궁금한 점은 최대한 많이 물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 대답의 수준에 따라서 프로젝트의 품질이 결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론
견적이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다. 바가지 견적을 피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준비는 하고 의뢰하자